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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hear the people sing?

답답하다, 화가 난다. 수없이 많이들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게 정말 2008년의 수도 서울이 맞는가. 이건 당장 나 자신, 우리 모두와 연관된 일인데 어디 먼나라 얘기하듯이 현실감 없어 하는 사람들을 봐도 답답하고, 아직도 이 모든 건 그러니까 이명박이 뽑히게 만든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소리도 답답하고, 그 놈의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뭐하냐는 소리도 답답하다. 아니,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말만 들어도 이제는 피가 거꾸로 솟을 것 같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한 것 맞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당장 사람의 손가락이 끊어져 나가고, 여성이 곤봉과 군화발에 뒹굴어도 괜찮은가? 내가 천민이라 이해력이 딸리고 70원 하는 버스비도 무서워하는 하찮은 것이라서 잘 모르겠는데, 이명박 너 나한테 설명 좀 직접 해서 니가 생각하는 '소통'이라는 것 좀 해봐라. 무지하고 하찮은 것이 당신 깊은 속을 이해를 못해서 답답한가? 나에게 소고기 협상에서 주권 팔아넘긴 일은 그저 도화선일 뿐이었고, 애초에 난 당신의 그 태도가 싫었다. 너가 지금 움직이는 발걸음마다 최악수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시민들이 이 정도로 몸 축내가며 니 정치 과외 좀 시켜주면, 좀 발전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말이다. 이건 뭐, 그 고생을 하고 나서도 알게 된 사실은 결국, 이 자식은 하찮은 천민인 나의 뇌용량 따위를 훨씬 넘어서는 대재앙급 바보였다는 사실 뿐. 이건 지금 단순히 소고기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우리는 소통을 하고 싶고, 기본권을 보장받고 싶다.

몇 번인가 나갔던 촛불시위에서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은 6월 6일이다. 시험 준비에 얽매여 하루 종일 교보문고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던 나는 저녁이 되어 그 밝은 지하세상에서 기어 나왔고, 어둡지만 동시에 환하게 밝았던 그 광화문 거리를 보았다. 그 곳은 축제의 현장이었다. 짐짓 긴장하고 나왔던 나는, 마치 따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처음 보는 춥고 배고팠던 거지처럼 두리번 거렸다. 자유로운 밴드의 길거리 연주,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 손그림 피켓들, 거리 곳곳에 전시된 촛불 시위 관련 그림들, 지나가는 사람들의 쓰다듬을 받으며 호기심 어린 눈빛을 굴리던 어느 삽살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그리고 웃으며 '불 좀 빌릴게요' 하고는 촛불을 나눠 갖는 시민들. 그렇게 쭉 뻗어 있는 대로를 혼자서 발 닿는 대로 걷던 내 눈 앞에 불타버린 우리의 숭례문이 나타났다. 정정한다. 숭례문을 가린 커다란 벽이 나타났다. "아름답고 늠름한 모습 그대로" 복원을 하시겠다고 써 있는 것을 보고 울컥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목재를 준비하는 데만도 수년이 걸린다는데, 이명박 이 녀석은 숭례문을 택도 없는 시간 내에 어쨌거나 불도저처럼 복원시키겠다고 했겠다. 다시 아름답고 늠름하게 복원된 숭례문이랍시고 어느 날 그 면상을 tv에 들이밀면, 나는 말문이 탁 막혀서 뭐라 해야 할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

시민들의 흐름을 따라 왼쪽으로 꺾어 걸었더니, 여태까지의 축제같고도 여유로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수많은 사람들의 촛불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함께 구호를 외치는 그들을 따라 나도 걸었다. 비오는 날 창 밖으로 보이는 몽롱한 불빛이 사방에 수없이 가득 차 있었고, 나는 그 불빛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 같았다. 그 꿈같은 풍경에서 눈을 들어 저 멀리 보이는, 어느 고층 빌딩의 전광판을 바라 보았다. 고유가 시대 언제까지? 하반기 취업 규모 사상 최악, 청와대 전면적 인적쇄신, 뭐 이런 팍팍한 기사들이 끊임없이 나왔고, 그리고,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시속 158km를 던졌다는 소식이 떴다. IMF 이후로 또, 우리 나라가 어렵긴 어렵구나. 박찬호는 우리 나라 힘들 때만 잘 한다며, 하는 생각이 멍하니 들었다. 10년 전 어린 내게는 정말로 그가 슈퍼맨 같았던 것 같다. 나이 들어서 멋지게 재기하는 스포츠맨의 모습은 아름답다, 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수상한 시국을 말해주던 기사들 바로 뒤에 뜨던 박찬호의 기사로 빛나던 전광판, 그 밑의 몽롱한 촛불의 바다를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정말 끝없이 거대한 흐름이었다. 청와대가 개각을 한다고 전광판에 뜨든 말든, 촛불은 끊임없이 흘렀다. 그들이 변질됐다고?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그들이 내는 메세지도 동일하다. 간단하다. "귀 열고 말 좀 들어라."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는 각자의 목표는 각각 다를 수도 있기에 촛불의 동력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고, 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고, 그 정도 했으면 됐다 이제 경제 살리자는 목소리도 있는 것 아는데. 그래서 지금의 귀막고 무조건 불도저식 진행이나, 국민을 자기 아랫것으로 아는 저따위 마인드나, 말을 안 들으면 때려서 말듣게 해야지 하는 깡패 마인드 냅두면 또 그런다. 그래도 되는 줄 안다. 역시 뭘 모르는 하찮은 천민들은 때려서 진압해야 하는 게 맞는 줄 안다. 앞으로 모든 사안 다 그 따위로 진행할 거다.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에서 시국미사를 개최한다고 한다.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있지만, 잠깐이라도 들르고 싶다. 베로니카라는 어엿한 세례명도 있는 신자였건만 오랫동안 성당에 가지 않았다. 고해성사를 하지 않아 영성체를 모실 수는 없겠지만, 내가 좋아했던 미사포가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요즘 내가 무한반복하고 있는 노래 하나 소개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 프랑스 혁명의 주제가다. (비루한 급번역은 이해해 주시길;;) 고전이 괜히 고전이겠는가.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의 보편적 가치는 절대 변하지 않으며, 그렇게 반복학습이 이루어졌음에도 학습효과가 없는 위정자들이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자에게 묻고 싶다, 진심으로. 당신은 저 성난 이들의 노래를 듣고 있는가. 자신의 잣대로만 끊임없이 판단 내리지 말고, 사람들이 대체 무엇에 화가 났는지 알려고 노력은 하는가. 당신은, 국민들을 진정 섬기는가.



18_Do_You_Hear_the_People_Sing-.mp3  => 다운 링크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당신은 사람들의 노래가 들리는가?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성난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그것은 더 이상 노예이기를 거부하는 민중들의 노래이다.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네 심장의 박동이 북소리를 울릴 때,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바로 그 곳에 내일이 오면 시작될 삶이 있으리라.

Will you join in our crusade? Who will be strong and stand with me?
우리의 전쟁에 참여하겠는가? 누가 굳건하게 내 옆에 서주겠는가?
Beyond the barricade, is there a world you long to see?
바리케이드 너머에, 당신이 열망하는 세상이 있는가?
Then join in the fight that will give you the right to be free.
그렇다면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이 싸움에 참여하라.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당신은 저들의 노래가 들리는가?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성난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그것은 더 이상 노예이기를 거부하는 민중들의 노래이다.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네 심장의 박동이 북소리를 울릴 때,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바로 그 곳에, 새 날이 밝아오면 시작될 새 삶이 있으리라.

Will you give all you can give, so that our banner may advance?
우리의 뜻을 위해 당신은 가진 모든 것을 내 놓을 수 있는가?
Some will fall and some will live,
어떤 이는 쓰러질 것이고, 어떤 이는 살아남을 것이다.
will you stand up and take your chance?
당신은 버티어 이 싸움에 참여하겠는가?
The blood of the martyrs will water the meadows of France.
순교자들의 피가 흘러 프랑스의 초원을 비옥하게 할 것이니라.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당신은 저들의 노래가 들리는가?
Singing the song of angry men?
성난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It is the music of a people who will not be slaves again.
그것은 더 이상 노예이기를 거부하는 민중들의 노래이다.
When the beating of your heart echoes the beating of the drums,
네 심장의 박동이 북소리를 울릴 때,
there is a life about to start when tomorrow comes.
바로 그 곳에, 새 날이 밝아오면 시작될 새 삶이 있으리라.
by 여우비 | 2008/06/30 10:19 | 문득 다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7)
사실 내가 속고 있는 거면 좋겠어.
연속되는 할 일과 과중한 압박에 심리적으로 너무 지친 어느 날, 나는 말했다.

오빠, 솔직히 말해도 돼. 그 동안 속였다고 화 안 낼게. 어서 고백하도록 해. 오빠 사실은 재벌집 아들이지? 이제 기억상실증에서 깨어난 거지? 혹시 출생의 비밀 때문에 고민이 심한 거야? 난 다 이해할 수 있어 괜찮아. 어서 말해봐. 아냐. 출생의 비밀은 아니고, 사실 그동안 신분을 숨기긴 했는데 재벌집 아들이 맞아. 사실 난 SK텔레콤 회장 아들이야. 내 이름 이니셜도 SKT잖아. (정말 SKT다;;) 우리집은 겉보기엔 평범해도 지하에 스포츠카가 숨겨져 있어. 다음에 태워주도록 하지. 우왕ㅋ굳ㅋ 나 스포츠카 타보는 거야? 난 컨버터블이 폼나서 좋아. 썬글라스도 필수니까, 비싼 거 오빠가 하나 사줘. 미안. 사실은 나 일본 천황 아들이야. 그래서 내가 일본어를 하는 거지. 어머, 정말? 그럼 진짜 이름은 뭔데? 비밀이야. 한국말은 어떻게 잘하는 거야? 내가 뭔들 못하겠어, 훗. 꺄악, 우리 자기 최고. 킹왕짱.

이러구 놀아따. 앞이 안 보이도록 스트레스를 받던 와중에, 게다가 나의 꽃다운 남은 20대를 모두 이명박과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던 중 나름 괜찮았던 신데렐라 콤플렉스 현실도피.

어쨌든, 드디어 방학이다!!!!!! 으하하하하!!
by 여우비 | 2008/06/23 14:05 | 가끔 일기 | 트랙백 | 덧글(52)
방명록 10
방명록, 벌써 10번째입니다~ 세월 빠르다ㅠㅠ

놀러 가고 싶다. 놀러 가고 싶다. 대자연으로 놀러 가고 싶다. 멍하니 남자친구가 옛날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방명록에 올리겠다고 말해 버렸다. 아 저런 초록과 대자연 속에서 그냥 바람이나 쐬며 살고 싶다, 진짜.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맨날 보구 난 저기에 가겠어, 하고 자기암시를 할 예정이다. 돈을 모아야지-_-;

문의하는 분들이 많으셔서 추가. 장소는 물론 한국일 리가 없고(...) 일본 홋카이도의 비에이, 파노라마 로드라는 곳이랩니다. 저도 처음 들었는데, 사진 보고 완전 반해 버려서 정말 꼭 가고싶네요~
by 여우비 | 2008/06/20 12:56 | 트랙백 | 덧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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